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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고대 유적④

※아래 내용은 와타오시 번역님께서 번역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램버트 씨, 저건……!”

“아까 설명했던 특성이야. 저게 보스. 인공지능이 판단한 너와 릴리 님이 가장 꺼리는 상대—— 레이 씨였을 줄은 몰랐지만.”

“저, 저것도 로봇인가요?”


『적』을 눈앞에 둔 우리가 느낀 동요는 작지 않았습니다.

레이 어머님을 모방한 적은 겉으로 보기엔 진짜 어머님으로밖에 안 보입니다.


“상대하기 껄끄러우려나? 뭐, 미안해. 물론 그걸 노린 것도 있지만.”


그렇게 말하며 능글맞은 미소를 짓는 면까지 제가 아는 레이 어머님을 쏙 빼닮았습니다.


“릴리 님, 저 적과 싸우실 수 있겠나요?”

“소, 솔직히, 상당히 내키지 않지만, 어떻게든.”


저도 솔직히 내키지 않았습니다만, 바로 얼마 전에 어머님과 한판 붙은 참.

어떻게 보면 설욕할 좋은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흐응—? 근성이 있는걸. 일방적으로 당해주는 애들도 꽤 적지 않은데.”

“입 다무세요. 가겠어요, 릴리 님!”

“네, 넷!”


저는 애검을 뽑아 쥐고, 릴리 님과 호흡을 맞춰 적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제가 오른쪽, 릴리 님이 왼쪽에서 검을 휘두릅니다.


“급하기도 하지. 먼저 이런 건 어때?”


보스가 손가락을 튕김과 동시에 벽에서 열선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하마터면 직격당할 뻔한 걸 황급히 몸을 비틀어 피했습니다.


“마법……?”

“과학이야. 이 소체의 기반은 너희들의 기억에서 추출했는데 어때? 내가 더 강한 것 같아?”

“어머님 모습으로 유들유들거리다니.”

“기분 상했어? 미안 미안. 하지만 그렇다면 이 소체는 정답인 걸까. 봐, 호흡도 심박수도 흐트러졌어.”

“……! 이게……!”


도발에 넘어간——척만 하면서 저는 보스에게 다시 검을 겨누고 달려들었습니다.

이번엔 열선이 올 걸 염두에 두고서.


“오, 속도가 빨라졌어. 방금은 간을 본 거였나. 그럼 우선 그 발놀림부터 앗아가 볼까.”

“——?”


보스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발밑에서 위화감이 확 느껴집니다.

땅이 마치 진흙탕처럼 변하며 단단함을 잃습니다.


“머디 소일?!”

“그것을 비슷하게 재현했다고 할까. 이 층은 전부 우리 나노머신으로 이루어져 있거든. 나는 마법을 쓸 수 없지만 그것과 매우 흡사한 현상을 일으킬 수 있어.”


그 말은 즉, 지면에서 일어나는 이 현상은 바닥을 구성하는 나노머신이 변화하며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뜻이겠죠.

그렇다면——!


“릴리 님!”

“네!”


불안정했던 발밑의 감각이 돌아옵니다.

릴리 님이 에어 스탭 마법으로 공기로 이루어진 발판을 만들어준 겁니다.


“흐응…… 발 빠른 대응이네? 이상한걸. 이렇게 쉽게 공략될 줄이야.”

“모방할 상대를 잘못 고르지 않았나요? 아니면 데이터가 오래된 거 아니고요?”

“무슨 뜻이야?”

“릴리 님과 저, 우리는 이제 예전과는 다른 관계가 됐어요!”

“오, 오해를 살 말인데요?!”


릴리 님의 자퇴 소동 때, 제가 레이 어머님께 철저하게 패배한 건 사실입니다.

진심으로 제게 패배를 안기러 온 레이 어머님에겐 어쩌면 지금도 이길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저에겐 확신이 있습니다.


눈앞의 적에겐 지지 않아요.


“당신은 우리를 이길 수 없는 이유가 세 가지 있어요.”

“헤에? 물어봐도 될까?”


비웃듯이 맹렬하게 열선을 퍼부으면서 보스가 말했습니다.

저는 그걸 피하면서 수차례 보스와 검격을 나눴습니다.


“첫째. 당신은 레이 어머님을 흉내냈을 뿐, 어머님 본인이 아니라는 점.”

“그건 그렇네. 하지만 너희들에겐 가장 싸우기 껄끄러운 상대일 텐데?”

“당신이 모방한 토대는 우리의 기억에 불과하겠죠?”

“정답.”

“레이 어머님은 저력을 알 수 없는 분이에요. 제 이해와 기억의 범주에만 국한된 당신은 레이 어머님 본인에겐 결코 미치지 못해요……!”

“흐응…… 뭐, 일리는 있겠네.”


하지만 보스도 보통내기가 아닙니다.

나노머신으로 재현하는 갖가지 마법과, 열선을 비롯한 과학 병기들이 퍼붓는 공격은 아주 격렬했습니다.


그럼에도 질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둘째. 이곳에는 저와 릴리 님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

“? 램버트 씨랑 시몬도 싸운다는 뜻? 그건 좀 억지 아니야?”

“직접적인 전력으로 본다면 그렇겠죠. 하지만——.”

“——!”


이리저리 난무하던 열선이 뚝 멈췄습니다.


“미안! 시간이 걸렸어!”

“램버트 씨, 감사합니다!”


보스 본체는 차치하고라도, 열선을 비롯한 과학 병기는 아무리 봐도 이 던전에서 발사되는 것들입니다.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장치가 아니라면 램버트 씨의 크래킹으로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으음. 이건 예상외인데. 마법 문명 내에 이 정도로 과학에 정통한 인간이 있다니. 세 번째는?”

“굳이 말할 것도 없어요.”


저는 순간 검을 마주치길 주저했습니다.

보스는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유도에 넘어오는 수준이 아니라, 그 틈을 파고들어 망설임 없이 승부수를 띄웁니다.

정말 그런 점이 레이 어머니와 똑 닮은 빈틈없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림수였군요, 알레어 짱!”

“——?!”

“정답이에요, 릴리 님.”


보스의 수는 어디까지나 승부수.

하지만 저와 릴리 님은 진즉에 이 상황을 내다보고서 마지막 수까지 읽고 있었습니다.


“그렇구나, 납득했어.”


최후의 발악이었겠죠.

보스는 양손에 검을 생성해 앞뒤로 베어 들어오는 저와 릴리 님을 동시에 요격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네. 저와 릴리 님 콤비는 진짜 레이 어머님도 쓰러트릴 수 있다고요——!”

“레, 레이 씨, 죄송해요!”


미리 작전을 짠 것도 아닌데 릴리 님과 저의 검격은 정확히 합을 맞춰 보스의 공격을 무력화했습니다.


“……그런가……. 조금 서운하지만, 둘 다 축하한다고 말해둘게.”


쓰러져 손끝부터 알갱이가 흩어지듯 사라져가는 보스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옆에 한쪽 무릎을 꿇어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당신…… 정말 소름 끼칠 정도로 레이 어머님과 닮았네요.”

“뭐, 그렇지. 평범한 인간의 카피였다면 이 정도까진 무리였겠지만, 레이 테일러—— 정확히 말하면 오오하시 레이는 특별하니까.”

“그, 그러고 보니 레이 씨는 당신의 개발자였던가요.”


자세한 부분까진 모르지만, 이 세계의 기본적인 설계를 한 사람이 레이 어머님이라고 들었어요.


“그런 거지. 두 사람이 가진 축복을 가로챈 건, 앙갚음의 의미도 있었으려나.”

“앙갚음?”

“나는 누구라도 될 수 있지만, 내가 될 수는 없으니까.”

“???”

“알레어도 이해할 날이 올 거야. 그것도 멀지 않은 미래에.”


잘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하는 보스의 몸은 이미 절반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던전 코어는 가져가면 돼. 애초에 이 시설은 역할을 거의 다 마쳤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아냐, 역시 됐어. 어차피 말해봤자 해결될 문제도 아니니까. 내가 집착하는 것뿐인걸.”

“당신은 아까부터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보스는 어머님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도 있어서, 다른 무기질적인 로봇들에 비해 어딘가 인간적인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제 눈엔 그녀가 무언가를 한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있잖아요, 당신. 이름이 있나요?”

“뭐?”

“뭐라도 있는 거 아닌가요? 개체 식별명 같은 게.”

“…….”


보스는 먼저 놀란 표정이 된 후, 희비가 섞여 있는 표정을 짓더니,


“처음 들었어, 그런 말은.”

“제 손으로 거둔 생명에는 경의를 표해야 하는 법이에요.”

“……나는 생명이려나.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름을 밝혀둘까. 나는——.”


그 이름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저기, 알레어.”

“뭔가요?”

“너는 네가 아니게 되어도, 너는 너로 있을 수 있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그렇게 말하자 보스는 어째서인지 웃었습니다.


“그렇겠지. 계속 모르기를 바라고 있어.”


그 말만 남기고서 그녀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녀는 대체 제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혼잣말처럼 중얼거리자 옆으로 다가온 릴리 님이,


“모르겠어요. 잘 모르겠지만, 그녀는 만족하며 떠났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목소리는 위로의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그건 어째서인가요?”

“알레어 짱이 그녀를 그녀로서 베었으니까요.”

“…….”

“강적이었네요, 그녀.”

“……네, 정말로.”


몸을 일으켜 릴리 님과 함께 그 자리를 뒤로했습니다.

시몬과 램버트 씨가 던전 코어가 있는 안쪽으로 향했고, 저도 그 뒤를 따랐습니다.

램버트 씨가 던전 코어를 수거해 시몬이 가진 주머니에 넣자, 던전이 우웅— 하고 낮은 소리를 냅니다.

던전이 휴면 모드로 전환되었다—— 그게 램버트 씨의 설명이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던전 공략을 마쳤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곳을 떠나는 것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다시 한번 『그녀』가 사라진 바닥을 돌아보았습니다.

그곳엔 모래알 하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곳에 무언가가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저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그곳을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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